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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달리는 5호선 연장, 김포가 서울로 가는 길을 열다

lifepol 2025. 6.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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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달리는 5호선 연장, 김포가 서울로 가는 길을 열다

서울지하철 5호선이 김포와 인천을 향해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있다. 수도권 서부 지역에 새로운 교통 시대가 열릴 준비를 하고 있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단순히 노선이 늘어나는 차원을 넘어 수도권 전체의 지도를 바꿀 수도 있는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김포와 인천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5호선 연장, 이제 그 현황과 앞으로의 여정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자.

▲ 5호선 김포·검단 연장선 대광위 중재안 (예타 노선안)

김포와 검단, 서울과 가까워질 시간

지하철 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 사업은 김포시와 인천 서구 지역 주민들에게는 단순한 교통 확장이 아니라 절박한 ‘생존의 수단’이었다. 특히 김포 한강신도시는 신도시로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교통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이미 악명으로 자리 잡았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시민들이 플랫폼에서 몇 대의 열차를 보내야 겨우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런 가운데 5호선 연장은 단순히 또 하나의 노선을 신설하는 정도를 넘어선다. 서울과 김포·검단 사이의 시간과 거리,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강력한 해법으로 등장했다. 기존 버스 기준 80분 걸리던 여의도 접근 시간이 55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며, 이는 단지 수치상의 개선을 넘어서 일상의 질서를 바꾸는 변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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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되어가는 25.8km의 직선

2024년 8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드디어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본사업으로 지정하며, 지난 수년 간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실질적인 사업 단계로 진입했다. 같은 해 8월 22일,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도 선정되어, 국가 차원의 추진력이 더해진 상태다. 2025년 6월 발표될 예타 결과가 이 사업의 첫 분기점이 될 예정이다.

노선은 서울 강서구 방화역에서 시작해 김포 고촌, 풍무, 김포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를 거쳐 한강2 콤팩트시티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25.8km 구간이다. 김포에 7개, 인천에 2개의 역이 신설될 예정이며, 총사업비는 약 3조3302억 원에 달한다. 이 노선이 기존의 김포공항역을 우회하고 방화 차량기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계획된 점도 흥미롭다. 차량기지 이전과 연계된 이 전략은 교통망 구축뿐 아니라, 해당 부지의 재개발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김포가 걸어온 길, 갈등의 터널을 지나

사실 5호선 연장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3년 한강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의 일부로 언급된 이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017년 무렵부터였다. 하지만 인천시와 김포시 간의 노선 구상, 정차역 수 등을 둘러싼 이견이 컸고, 2021년에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제외되며 사실상 백지화될 뻔했다.

전환점은 2022년 11월에 찾아왔다.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이 정부 차원의 전략 사업으로 발표되며, 김포시는 서울시와 강서구에 차량기지 이전,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 등 조건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이후 2023년 대광위가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인천과 김포는 서로 더 많은 역을 요구하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24년 대광위는 아예 투트랙 전략을 꺼내 들었다. 행정 절차는 예타와 기본계획 수립 등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역 신설에 관한 협의는 별도로 지속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의견을 조율하는 동안, 사업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지하철 하나가 바꾸는 삶의 풍경

5호선 연장이 가져올 변화는 교통 효율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도권 서부의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는 이미 40만 명 넘는 인구가 유입된 대형 주거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됐던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 5호선이 직결되면, 여의도는 물론 강남권과의 심리적 거리마저 좁혀진다. 특히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의 경우, ‘선(先) 교통 후(後) 개발’이라는 정부의 기조 아래 교통망 구축이 우선시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이 향후 수도권 서부의 핵심 도시로 성장할 것임을 시사한다.

방화 차량기지 부지 개발도 주목할 부분이다. 단순한 기지 이전이 아니라, 해당 부지를 주거·상업 복합 단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는 강서구와 김포가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윈윈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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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은 숙제들

물론 순조로운 흐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지자체 간의 입장 차이다. 인천시는 검단 외에 원당동, 불로동 등 서구 원도심에도 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포시는 감정동 인근 풍무2역, 김포경찰서 인근 정차역, 마송지역 연결역까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역이 많아질수록 주민 만족도는 올라가겠지만, 사업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현재 예상 사업비는 약 3조3302억 원이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정차역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 3조7000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곧 예타 통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또 다른 문제는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이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이 시설의 이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천시와 김포시는 비용 분담과 부지 선정 문제에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이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향후 사업 진행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골드라인과 함께 걷는 임시 해법

장기적인 해법이 5호선 연장이라면, 당장의 교통 불편을 덜기 위한 단기 대책도 병행되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2025년 1월까지 6편성, 2026년 말까지 5편성 총 11편성의 열차가 추가 투입된다. 이로써 배차 간격을 2분 10초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비 153억 원이 지원되며, 시민들의 교통 스트레스를 다소나마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을 감싸는 변화들

5호선 연장을 둘러싼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김포시는 2호선 신정지선 연장, 9호선 연장 등 또 다른 철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2호선 연장은 까치산에서 고촌을 지나 마산까지 연결하는 계획으로, 2024년 3월 사전타당성조사에 들어갔다. 9호선은 개화역에서 김포로 직접 연결되며, 2025년 5월 용역 착수 예정이다.

인근 지역도 변화의 중심에 있다. 부천 대장지구와 서울 마포를 잇는 대장-홍대선은 2024년 말 착공을 앞두고 있고,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인천 1호선 연장도 2025년 6월 개통이 예정되어 있어, 인천 검단 지역의 교통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광역버스망 확대도 빠질 수 없다. 김포시는 GTX-A와 연계한 버스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며, 인천은 강남권 직행 광역급행버스를 2개 노선 추가할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5호선 연장과 맞물려 수도권 서부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다.

김포의 교통 르네상스를 향한 대장정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김포와 인천 주민들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줄 변화의 서막이다. 이제는 출퇴근 시간마다 터질 듯한 지하철 대신, 쾌적하고 예측 가능한 대중교통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단지 노선 하나가 아니라, 수도권 서부 전체가 새로운 교통 질서를 맞이하게 된다.

갈등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러나 국토부와 지자체의 강한 추진 의지,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끊임없는 요구가 맞물리면서 이 거대한 교통 프로젝트는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의 9년, 김포와 검단은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니라 수도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 변화의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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