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불러온 예기치 못한 국제 질서 재편
2024년 들어 세계 정세는 예상 밖의 흐름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시작된 강도 높은 보호무역 정책과 관세 전쟁은 국제 정치와 경제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캐나다의 정권 교체, 중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 유럽과 남미의 FTA 추진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외교 재편 현상을 재테크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캐나다 총선, 트럼프가 바꿔놓은 게임의 판
2025년 캐나다 총선 결과는 정치 드라마였습니다. 자유당의 마크 카니 총리가 예상과 달리 보수당을 꺾고 당선되었고, 그 배경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국민 여론은 반미 감정으로 급변했고, 자유당이 반사이익을 본 것입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경제 전문가로, 관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캐나다가 미국과의 거리를 두며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가입론까지 등장할 만큼 캐나다 내부의 변화는 깊고 빠릅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와 안보 이슈로 이어질 수 있는 변화입니다.
일본과 중국, 미묘하지만 전략적인 접근
최근 일본과 중국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리창 총리가 일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할 것을 제안했고, 일본 내 공명당 대표는 중국 서열 4위 왕후닝을 직접 만나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극단적으로 악화됐던 양국 관계의 급속한 회복을 시사합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여온 국가입니다. 1972년 미국보다 앞서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고, 2002년 고이즈미 총리는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관세 충돌에서 신중한 외교적 접근을 시도하며, 한편으로는 중국과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 외교와 무역 전략에서 일본의 속도 조절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과 남미, 25년 만의 FTA 추진
유럽과 남미는 오랜 기간 교착 상태였던 FTA 협상을 최근 급진전시키고 있습니다. 2019년 협정이 잠정 타결되었으나, 환경 문제와 인권 문제 등으로 인해 지연됐고, 2024년 말에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포함된 메르코수르와 EU 간 협정이 실현되면 세계 인구의 약 10%를 아우르는 거대한 단일 시장이 탄생하게 됩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EU는 무역 다변화와 경제적 디리스킹 전략의 일환으로 남미와의 교역 확대를 선택했습니다. 동시에 중국과의 포괄적 투자 협정(CAI)도 재개 움직임을 보이며, 미국을 대체할 외교·경제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시각: 트럼프 리스크와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제조업을 자극할 수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 해외 분산 투자 강화
미중, 미EU 갈등 심화로 미국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습니다. EU, 동남아, 남미 등으로 분산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합니다. - 정치적 리스크 반영한 환율 대응
각국의 반미 정서 고조와 이에 따른 교역 구조 재편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달러 비중 조절과 환헤지 전략도 중요합니다. - 무역 다변화 수혜 기업 주목
일본, EU, 중국 등과의 새로운 교역 관계 형성은 특정 산업과 기업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전자·자동차 부품 기업, 남미의 농산물 가공업체,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ESG 이슈 포함한 리스크 관리
EU는 여전히 환경과 인권을 중요시합니다. 따라서 FTA 체결 여부는 ESG 기준에 따라 좌우될 수 있으며, 투자 판단 시 지속가능성 지표에 대한 고려가 필수입니다.
결론: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100일은 단순한 미국 내부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외교와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그의 무역 정책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과 남미의 FTA, 중국과 일본의 밀착, 캐나다의 반미 정권 교체는 모두 이러한 변화의 단면입니다.
재테크 투자자라면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동맹=안정’이 아닌 시대. 지금은 글로벌 정세와 국제 무역의 역학을 정확히 읽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