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와 금리의 집착이 만드는 새로운 바닥" – 미 증시와 경기의 기로(5월 6일 미장 정리)
최근 미국 증시는 다시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원인은 정치적 변수인 관세 정책과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단순한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적 불안정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증시 하락과 관세 불확실성
5월 초 들어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S&P500은 0.77%, 다우존스는 0.95%, 나스닥은 0.87% 하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9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나타난 반전이지만, 단순한 조정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특히 미국 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관련 발언은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그는 캐나다, 영국, 중국 등과의 무역협정을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 의약품, 농산물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관세 협상이 아닌 일방적 통보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무역 장벽으로 인해 포드, 마텔, GM, 메리어트, 클로락스 등 주요 기업들은 실적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GM은 관세로 인해 올해 최대 5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텔은 바비 인형과 핫휠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클로락스는 소비 패턴 변화와 매출 부진을 언급했다.
연준의 금리 기조 유지와 그 파장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재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여전히 실업률 상승과 소비 위축 등 명확한 증거 없이는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의견 차이도 존재한다. 일부 위원은 관세 및 공급망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 회의적이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확산과 공급 차질로 인한 가격 상승을 경고하고 있다.
시장의 혼란: 현실인가, 기대인가
주식 시장은 현재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21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낙관적 기대를 드러내고 있지만, 기관과 헤지펀드는 반대로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는 마치 관세 문제가 해결된 듯 반등했지만, 이는 실질적인 무역 합의 없이 나온 결과다.
관세 불확실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으며, 단기 상승은 일시적 반등에 불과할 수 있다. 최근의 랠리는 베어마켓에서 흔히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 실적은 양호하지만, 미래는 불투명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다수 기업이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관세 우려로 인해 가이던스를 유지하거나 하향 조정하는 기업이 많다. 2025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관세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측을 보류하고 있다.
경기 침체 가능성: 하드 vs 소프트 데이터
소프트 지표(소비자 심리, PMI 등)는 경기 둔화를 시사하고 있지만, 하드 지표(고용, 소비 등)는 아직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소프트 지표가 먼저 하락하고, 하드 지표가 그 뒤를 따르는 패턴이 나타난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공급망 충격은 이제 시작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발 수입선이 유턴하고 있다고 밝혔고, 일부 분석기관은 5월 중순부터 항구 해고와 트럭 운송 감소, 6월부터는 매장 매대 공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물류 대체 경로 확보와 우회 수입 등으로 어느 정도 충격이 흡수될 수도 있다.
유가 반등 조짐과 셰일오일의 한계
유가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정점을 지나 감소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원가 이하에서의 생산이 지속되면서 공급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 전망: 달러는 약세 전환 가능성
달러는 미국의 성장 둔화와 일부 아시아 국가의 달러 자산 축소 영향으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인구 구조 변화와 부동산 자산 보호 수단으로 달러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원화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
결론: 관세와 금리, 해답은 아직 없다
현재 시장은 단 하나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 관세 철회 혹은 협상 타결이라는 정치적 선언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실제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현실적인 평가다. 따라서 지금의 시장 반등은 구조적 해결 없이 일시적인 기대감에 기반한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증시가 바닥을 찍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일부는 바닥 확인을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이유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 결국 관세 정책의 방향성과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