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꿈틀대는 서부선 경전철, 서울 서쪽이 다시 움직인다

lifepol 2025. 6. 26. 00:42
728x90
728x90

꿈틀대는 서부선 경전철, 서울 서쪽이 다시 움직인다

서울 서부 지역의 교통을 바꿔놓을 대역사,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평구 새절역에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이 노선은 2000년대 초 처음 등장한 이후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반복했지만, 드디어 2025년 착공, 2031-2032년 개통을 목표로 현실화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단순한 교통망 확장을 넘어서 지역 균형 발전과 경제 활성화, 부동산 가치 상승 등 다방면에서 파급력을 가질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부선. 그 현재 상황부터 앞으로의 청사진, 그리고 주변 파급 효과까지, 서부선의 모든 것을 최대한 길고 꼼꼼하게 정리했다.

728x90

20년 기다림의 끝, 마침내 궤도에 오르다

서부선 경전철은 오랫동안 ‘말만 무성한 노선’으로 취급되어 왔다. 2000년 서울시 교통정비계획에 처음 등장한 이후 수차례 노선 조정과 계획 변경을 거쳤지만, 본격적인 진전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울시와 민간사업자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서부선은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 상정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착공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사업비 문제를 조율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착공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한때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가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두산건설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이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2025년 첫 삽을 뜨고 6~7년의 공사 끝에 개통을 맞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PF 시장의 불확실성과 추가 투자자 모집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서부선의 큰 그림: 서울 서부의 새로운 교통축

서부선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시작해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길이는 약 15.6km이며, 서울대입구에서 관악산역까지 연장 구간(1.72km)이 포함되면 약 17.49km까지 늘어난다. 정거장은 총 17개가 예정되어 있다.

이 노선은 서울 서북부에서 서남부를 관통하며, 서울 중심을 가로지르는 횡축 노선이다. 신촌, 여의도, 노량진 등 주요 생활권과 업무지구를 연결하며, 환승역은 새절역(6호선), 신촌역(2호선), 광흥창역(6호선), 노량진역(1·9호선), 장승배기역(7호선), 서울대입구역(2호선) 등 5개 이상이다.

운영 방식은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이며, 총사업비는 약 1조 5,203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차량은 고무차륜 방식을 채택하여 기존 철차륜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고, 도심 운행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

특히 고양은평선과의 직결 운행도 고려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고양시청부터 관악산까지 이어지는 광역 철도망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728x90

서부선은 어디까지 왔나

서부선은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굴곡을 겪어야 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00~2015년: 서울시 교통계획에 처음 등장. 새절~장승배기 구간으로 출발했으나, 2015년 도시철도망계획 승인을 통해 서울대입구역까지 연장.
  • 2017~2020년: 두산건설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해 추진 본격화. 2020년 B/C=1.05로 기준을 통과.
  • 2021~2023년: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총사업비, 차량기지 위치 등 협상. 공사비 급등으로 협상 지연, 2023년 민투심에서 한 차례 부결.
  • 2024년 현재: 민투심 재상정을 앞두고 실시협약 체결이 임박. CI 재모집 진행 중이며, 서울시는 2025년 동시 실시설계·착공 목표.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돈’이었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초기에 예상했던 공사비보다 큰 폭으로 증액이 필요해졌다. 그러나 기재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해 총사업비 4.4% 증액이 허용되며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 조정 덕분에 서울시와 민간사업자는 다시 손을 맞잡게 되었고, 사업은 재가동 국면에 진입했다.

바뀌는 삶의 방식, 바뀌는 지역의 가치

서부선이 완공되면 변화는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새절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36분이 걸리는 구간이 서부선 개통 이후에는 약 22분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노량진, 장승배기 등으로의 이동 시간도 최대 16분가량 단축된다.

그만큼 교통 소외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연희동, 북가좌2동, 성현동 등은 지금까지 대중교통망에서 외면받았던 지역이다. 이들 지역이 서부선을 통해 ‘접근성 높은’ 주거지로 탈바꿈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수요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신촌-여의도-노량진을 연결하는 노선 특성상 유동인구가 폭증할 가능성도 높다. 환승도 편리해지면서 우이신설선이나 동북선처럼 환승에 집중된 승객 부담도 분산할 수 있다.

상업적 가치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여의도는 서울의 3대 업무지구 중 하나로, 교통 접근성이 좋아지면 기업 유치 경쟁력도 올라간다. 노량진 역시 학원가 중심에서 새로운 복합 상권으로의 재편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서부선 주변을 둘러싼 개발 호재

서부선만으로도 지역 가치는 충분히 오를 수 있지만, 그 주변에는 함께 상승 작용을 일으킬 개발 호재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 고양 창릉신도시: 고양은평선과 연결되는 3기 신도시. 서부선이 직결되면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 신림선: 이미 2022년 개통한 신림선은 서부선 연장 구간과 직접 연결된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관악산역까지 이어지며 관악구 교통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 GTX-A 및 플러스 노선: 고양에서 시작하는 GTX-A 노선이 완공되면 서부선과의 간접 연계로 수도권 서북부의 이동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 여의도 재개발: 금융 중심지 여의도는 이미 고층화 개발이 활발하다. 서부선 개통은 업무지구 확장과 상권 변화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 난곡선 경전철: 신림선 지선으로 관악구를 남북으로 잇는 또 다른 노선. 서부선-신림선-난곡선의 연결로 관악 일대는 철도 사각지대에서 벗어난다.

서부선의 숨은 이야기들

서부선의 디테일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사업이 단순한 철도 하나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 연장 구간은 서울대입구역에서 관악산역까지 1.72km다. 별도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며 신림선과 직접 연결되어 원형 철도망 형성이 가능해진다.
  • 고무차륜 차량은 도심 운행에 적합한 방식으로, 곡선 구간과 급경사에도 유리하다. 부산 4호선, 신림선과 유사한 운행 시스템이다.
  • 차량기지 위치는 주민 민원과 환경평가를 반영해 서울 수도자재관리센터 부지로 변경되었다. 지하화 계획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 직결 운행은 고양은평선과의 연계가 핵심이다. 만약 연결되면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관악구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 요금 정책은 신림선과 유사한 수준(약 1,400~1,600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무인 시스템 운영으로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마무리하며: 서울 서부, 다시 중심이 된다

서부선 경전철은 단지 새로운 교통수단이 아니다. 서울 서쪽의 교통 격차를 줄이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며, 장기적으로 서울의 도시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프로젝트다.

다만, 착공과 개통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자금 조달과 민간사업자 확보, 공사 중 주민 협의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기대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서부선이 완공되는 그날, 은평·서대문·관악구 주민들의 이동은 더 이상 환승과 정체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신촌에서 여의도, 서울대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시대. 서울 서쪽의 재편, 그 시작은 바로 지금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