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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릴 수 있을까, 고양신사선의 긴 숨 고르기

lifepol 2025. 6. 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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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릴 수 있을까, 고양신사선의 긴 숨 고르기

무산과 부활, 기대와 좌절. 고양신사선은 오랜 시간 희망과 불안 사이를 오간 수도권 서북부의 대형 교통 프로젝트다. 강남으로 가는 길이 열릴 거라던 설레임은 2023년 경제성의 벽 앞에서 한 번 좌초됐고, 그렇게 고양신사선은 지도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2025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으며 부활의 기회를 잡고 있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지금, 고양신사선은 어디쯤 서 있는지, 무엇을 지나왔고 어떤 미래를 향해 있는지를 아주 길고 세밀하게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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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아직은 ‘기약 없는 부활’ 단계

고양신사선은 2023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경제성 지표(B/C)와 종합평가(AHP)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고, 이로 인해 사업 추진 근거가 사라졌다. 이후 별다른 추가 계획 없이 조용히 접히는 듯했던 고양신사선이 2025년 5월, 정치권의 한마디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5년 5월 18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서울 지역 공약으로 고양신사선의 부활을 약속했다. 그는 고양시 삼송동 인근의 신원에서 출발해 은평뉴타운연신내를 지나 강남 신사역에 이르는 새로운 노선을 신분당선의 서북부 연장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고양신사선은 정식 추진 중인 국책사업은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 재개도, 기본계획 수립 일정도 발표된 바 없다. 다만 정치권의 공약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해당 지역 주민과 부동산 시장의 기대를 다시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고양신사선, 무엇을 위한 철도인가?

고양신사선은 단순한 노선이 아니다. 수도권 서북부의 구조적 교통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시도이며, 수십만 인구가 몰려 있는 고양시와 은평구의 ‘출근길 시간투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해결책이다.

현재 계획된 노선은 다음과 같다.

[땅집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노선도. /서울시https://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5/19/2025051902002.html

  • 출발지: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신원
  • 중간 경유지: 은평뉴타운, 연신내
  • 종착지: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이 구간은 기존 신분당선과 연계되며, 수도권 서북부와 서울 강남을 직결하는 광역철도 성격을 갖는다. 현재 고양에서 강남까지는 대중교통 기준으로 최소 60분에서 많게는 80분 이상 소요되지만, 고양신사선이 개통되면 30분대 이동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굴곡의 기록, 고양신사선이 지나온 길

고양신사선은 처음부터 단일 노선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 그 시작은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한 줄기였다. 주요 연혁은 다음과 같다.

  • 2011년: 신분당선 1차 개통. 강남과 분당·용인을 잇는 신분당선이 개통되며, 이후 연장계획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함.
  • 2019년: 3기 신도시 계획 발표와 함께 고양 창릉 등 수도권 외곽 개발과 맞물려 고양신사선이 광역교통망 대책에 포함됨.
  •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 탈락.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 사업을 탈락시킴. 지역 내 강한 반발이 일어났으나 사업은 중단됨.
  • 2025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재부각. 이재명 후보가 서울지역 공약으로 고양신사선 부활을 공식 언급함.

이처럼 고양신사선은 지역 발전 정책, 광역교통망 계획, 정치권 공약이 교차하는 복합적 맥락 위에 놓여 있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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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은? ‘예정 없음’ 속의 가능성

2025년 6월 현재, 고양신사선은 사업 계획 단계로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다시 말해, 아무런 행정절차가 착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예비타당성조사도 재신청되지 않았고,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도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공약’이라는 형식으로 사회적, 정치적 관심이 모이고 있고,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 이벤트가 향후 사업 추진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즉, 고양신사선은 현재 '계획 무산 상태'이지만, '정치적 가능성'은 살아 있는 상태다.

만약 개통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고양신사선이 현실화된다면, 수도권 서북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교통 인프라 개선

현재 고양시에서 강남까지는 2번 이상의 환승이 필요하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극심한 혼잡을 피하기 어렵다. 고양신사선은 강남까지 직결 이동을 가능케 하며 환승 스트레스와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2. 지역 경제 활성화

역세권 상권은 교통 인프라에 반응해 성장한다. 고양신사선이 연결되는 은평뉴타운과 삼송지구는 상업시설과 서비스업 활성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3. 부동산 가치 상승

GTX-A와 더불어 고양신사선이 개통된다면, 고양시 서북권의 부동산 가치가 다시 한 번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창릉신도시와 삼송지구는 ‘환승 없는 강남 접근’이라는 희소성을 무기로 프리미엄을 더할 것이다.

4. 삶의 질 향상

강남, 용산, 시청, 여의도 같은 주요 도심 접근이 쉬워진다는 것은 생활 반경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교육, 문화, 쇼핑, 의료 인프라 접근성 확대와 연결되어 삶의 질 자체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5. 환경적 긍정 효과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하면, 자가용 이용률은 감소한다. 이는 교통 혼잡 완화와 대기오염 저감이라는 환경적 혜택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고양신사선 주변의 개발 호재

고양신사선은 그 자체로도 가치 있지만, 주변 개발과 맞물릴 때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아래는 주요 연계 사업들이다. 

개발 호재 세부 내용  예상 준공/개통
GTX-A 노선 고양 화정역에서 서울역 연결 2025년 예정
은평뉴타운 대규모 주거 및 상업단지 개발 진행 중
서울 서부선 신촌역 - 노량진역 - 서울대입구역 노선 미정
창릉신도시 3기 신도시 개발 진행 중

이들 사업과 고양신사선이 연결된다면, 수도권 서북부는 단순한 ‘외곽 주거지’가 아니라, 강남과 직결되는 하나의 자족형 권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마무리하며: 교통을 바꾸면 도시가 바뀐다

고양신사선은 아직 부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줄의 공약이 만든 파장은 적지 않다. 삼송과 은평, 연신내에서 강남으로 이어지는 그 노선은 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의 상징이다. 삶의 리듬을 바꾸고, 도시의 축을 재편하는 동맥인 셈이다.

아직은 정식 추진도 아니고, 예산 배정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고양신사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노선이 열릴 경우 바뀌게 될 일상의 풍경이 너무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약속에서 시작되지만, 교통은 실현에서 완성된다. 고양신사선이 그 중간 지점을 어떻게 넘어설지, 이제는 조금 더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지켜봐야 할 때다. 수도권 서북부의 부활은 더 이상 꿈이 아닌, ‘다시 준비해야 할 계획’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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