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4. 02:44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저 10년 좀 넘게 1천여권의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고, 실제 10여년간 매년 1채이상 거래를 해왔습니다. 저는 부동산 임대사업자이고, 현재 임대 법인도 운영중이지만 기본적으로 월급쟁이 회사원입니다. 이글은 매번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느끼는 것들, 생각하는 것들을 끄적여 보는 것으로 그냥 제 사견입니다.




서울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쓰는 원인이 서울 주택가격상승의 가장 큰 이유라 봅니다.


앞선 상승의 원인은 대부분 심리적인 요인에 따른 것입니다. "이러이러해서 수요가 많아서져 오른다. ", "이러이러해서 공급이 줄어들어 오른다." 이런식이죠. 하지만 이번의 원인은 실질적인 상승이 가능하게끔 이끄는 1등공신입니다.


바로 "전세제도" 입니다.


저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전세에 대한 글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본 존재하는 임대제도라는 것은 많이 알고있는 사실이죠. 그리고 언론에서도 가장 좋은 거주방식을 전세 > 자가 > 월세 순으로 꼽은 적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거주를 할때 거주하는 입장에서 가장 이익이 되는게 "전세"로 사는 것이라는 건데요. 그럼 이렇게 좋은 전세제도가 무엇이 문제일까요?


아마도 전세제도가 문제라고 하면 "전세가 없는 해외도 주택가격 오르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듯 합니다. 맞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거의 집값의 90%를 대출해줘서 집값의 10%만 있으면 주택구입이 가능했습니다. 거기에 후순위 대출로 나머지 10%를 받으면 실질적으로 내돈 한푼 없어도 주택구입이 가능하죠. 이게 나중에 문제가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가장 큰 이유였죠.


그럼 한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경제위기가 안생기니 더 좋은 것 아니냐 반문하실수도 있겠네요. 맞습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문제가 터질 가능성은 적습니다. 왜냐하면 전세제도는 일종의 사금융제도 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전세제도는 집주인에게 목돈을 빌려주고 이자대신 그집에 거주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처럼 보증금의 90%이상 빌려주는 것은 아니고 집값의 7-80%를 빌려주죠. 하지만 실제로 90% 가까이 빌려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매매가대비 전세보증금이 90% 가까이 오른 곳이 바로 얼마전까지 유행하던 "갭투자"의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갭투자를 보면 왜 전세제도가 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제도인 월세제도와 비교를 해보죠.


임대사업자 A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죠. 이사람이 아파트를 하나사서 월세를 주려고 합니다. 1억짜리 아파트를 하나 사는데 은행에서 70%까지 사업자 대출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은행에서 7천만원을 대출을 받습니다. 사업자는 이자가 비싸서 4% 정도 금리로 받는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임대사업자 A는 3천만원의 자기돈이 필요합니다. 월세는 보통 보증금이 낮아서 임대업을 하려면 꽤 많은 목돈이 들어갑니다.


그럼 또다른 임대사업자 B가 있다고 가정 해보죠. 이사람은 갭투자로 전세를 끼고 사려고 합니다. 수도권에 매매가대비 전세가가 높은 곳으로 찾아서 1억짜리 집을 9천에 전세를 주고, 본인돈 1천만원만 있으면 주택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게 수많은 갭투자 책에서 얘기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4천 모으기 보다 1천만원이 더 쉽죠. 더욱이 월세는 공실시에 온전히 이자를 임대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대출을 많이 받는게 좋은것만은 아닙니다.


월세 임대사업자 A가 부동산 1개 구입할 돈으로 전세 임대사업자 B는 4채를 구매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B는 무이자로 이자걱정도 없고, 전세는 보통 다른 세입자를 받아서 보증금을 빼주는 케이스가 많으니 공실걱정도 없습니다.


자, 아파트 가격이 1천만원 올랐다고 가정하죠. 그럼 A는 1천만원을 벌지만 4채를 소유한 B는 4천만원을 법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적은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갭투자에 나섰던 것이죠.


이번 8.2 대책에 정부가 대출을 죄였지만 사실 이런 대출은 월세 임대사업자에게나 해당되는 문제지, 어차피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대부분의 매매가격을 충당하는 전세 임대사업자에게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든건 전혀 관계없는 일입니다.


실제 제 주변에도 갭투자 하시는 분들은 전혀 영향을 받은게 없고, 오히려 분양권 투자하시는 분들이 중도금 대출이 안되거나, 대출가능금이 적어져서 실거주목적 집사려는 분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한국에선 전세가 가장 유리한 거주형태라 제글을 싫어하실 분들이 아주 많을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함은 없습니다. 전세제도는 집주인에게 목돈을 무이자로 빌려줌으로서 다주택자들이 갭투자를 쉽게 해주는 것이라는 건 말이죠.

 





Posted by lifepol